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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도서📖

[메스를 든 사냥꾼] 드라마화 예정인 쫄깃한 한국 범죄 스릴러 소설 추천

by 꿈어빵 2024.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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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를 든 사냥꾼'은 최이도 작가의 첫 장편 소설입니다. 대체로 배운 것을 기반으로 판단하여 글을 쓴다는 작가의 소개에서 드러나듯, 경찰행정학을 전공한 작가의 지식을 녹여내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재미있는 소재와 긴장감 있는 전개 때문에, 페이지를 넘길수록 긴박한 현장에 함께 존재하는 듯했습니다. 흡입력 있는 스토리 덕분에 엔딩까지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던 책입니다.

▷책 정보

분      류: 한국 장편소설(공포/스릴러)

저      자: 최이도

쪽      수: 344쪽

추      천: ★★★★★

한 줄 평: 읽자마자 머릿속에서 현장이 펼쳐지는 생생한 이야기

▷총평

출처: 교보문고

 

도서관에서 많은 책들 중 제목이 눈에 띄어서 빌려 본 책입니다. 살인마 아버지의 시체를 치우던 어린 딸이 현재 범죄 해결의 단서를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법의관이라는 설정이 흥미롭습니다. 소시오패스 법의관 '세현', 형사과 강력팀 경찰 '정현', 세현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연쇄살인범 '조균'까지 주요 인물들의 관계 설정이 굉장히 긴장감 넘칩니다. 사체에서 '재단사'의 흔적을 느낀 세현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주요 캐릭터들이 어떻게 엮이고 또 어떻게 사건을 풀어낼지 끊임없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각 인물들의 시선, 과거, 현장의 분위기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마치 영상물을 보는 듯한 생동감이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작가 소개에 언젠가 완성된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무대연출가가 되기를 꿈꾼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해당 소설이 강훈 배우 주연의 드라마로 영상화가 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책을 다 읽은 후에 영상 작품으로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드라마화가 된다니 저로서는 매우 반갑고 기대가 됩니다. 

 

▷메스를 든 사냥꾼 줄거리

“그는 사람을 죽이는 연쇄 살인마였고, 나는 그 시체를 치우는 딸이었다.” 소도시 용천 시에서 연쇄 살인 사건이 벌어집니다. 사체를 재단하고 실로 꿰맨 이 사건은 ‘재단사 살인 사건’이라 불리며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법의관 세현은 사체를 부검하며 이 사건의 범인이 과거 자신이 죽인 아빠, 조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죠. 조균이 잡혀 살인자의 딸임이 밝혀지면 출세는커녕 법의관으로 일할 수도 없게 됨을 직감한 세현은 경찰보다 먼저 그를 찾아 죽이기로 다짐합니다.
세현은 조균에 관한 것이라면 뭐든 다 알고 있다고 자신하지만, 그가 예상한 대로 움직여 주지 않아 당황하고 맙니다. 설상가상 과거 조균을 아는 정현까지 자신을 의심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세현은 과연 비밀을 들키지 않고, 정현보다 빨리 조균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인상 깊은 부분

부검실에 들어온 지 7년 된 법의관 세현에게 이곳은 집처럼 편했다. 그런데도 가끔은 처음 와본 장소처럼 생소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럴 때 가만히 싱크대를 보고 있으면 큼직한 크기의 채소와 얼음에 뒤엉켜 우수수 떨어지는 비린내 나는 고등어가 들어찬 식당 주방 싱크대가 떠올랐다. 그러다 그 위로 피가 범벅이 된 장기가 쏟아지는 모습이 겹쳐 보였다. 다들 무력하고 차갑게 메말라 있다. 여긴 생명이 붙은 것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공간이었다.

 

세현이 일하는 공간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묘사하는 부분인데, 바로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만큼 표현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했습니다. 

매끈한 플라스틱 덮개 속에 차갑게 식은 종이가 만져졌다. 몇 장의 에이포 종이 묶음이 무릎을 으스러트리는 쇳덩이로 변해 세현을 내리눌렀다. 죄의 무게다.
사진 속 땅 위에 불쑥 솟아오른 고무 양동이는 무덤처럼 사체를 덮고 있었다. 그다음 장에 적힌 내용은 굳이 더 볼 필요가 없었다. 아무리 오래전에 일어난 일이라 해도 직접 묻은 사체를 다시 기억해 내는 건 세현에게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세현이 과거에 벌어진 사건에 대해 갖는 죄책감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정현은 애초에 그녀와 출발선부터 달랐다. 숨길 것이 없는데 무엇을 들킬까 염려하겠는가? 세현은 자신의 마음만큼 새까만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정현이 날린 가벼운 잽이 때로는 세현에게 거북할 정도로 깊게 파고들었다. 

 

점차 정현을 대하는 세현의 마음이 달라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건 해결과 피해자에 대한 진심, 세현에게 다정한 태도는 그녀의 심리적 동요를 일으키기 충분했죠.

세현은 가만히 눈을 감고 스쳐 지나간 계절을 반추했다. 혼자 남겨진 세현은 외로웠다. 끔찍할 정도로 고독했다. 저주받은 삶의 무게에 짓눌리며 매일 지는 싸움을 반복했다. 그래서 이 지독한 굴레에서 자신을 건져줄 누군가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견뎌왔었다. 노트 맨 마지막 장 틈 사이에 낀 그림을 보기 전까지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었다.

 

조균에 의해 사건에 휘말려 어쩌면 자신의 모든 것이 송두리째 흔들려버린 세현의 삶은 어땠을까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이 전에 그녀의 과거 이야기가 풀렸는데, 이 대목에서 이어지는 부분까지 연결이 되며 마음이 찡하고 울렸습니다. 세현을 단지 악으로 여겨지는 '연쇄살인마의 공범'이라 단언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종종 사람들은 범죄가 왜 일어난 건지 그 이유를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달려와 물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것 같아?"
그런데 내가 배운 범죄 피해란 걸어가다 땅이 꺼지는 사고와 같았다. 마치 싱크홀처럼 말이다. 둘의 차이점은 범죄 피해자를 수렁에서 건지는 일에는 사람들이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거였다. 사람들은 피해자를 궁금해하다 그냥 가버렸다.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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